#memo1. 어머니-19.04.22

 그들과 소통함에 있어 나에게는 어머니 만큼의 재능이 없었다. 어머니는 어릴적 신내림을 받았고 무당으로 활동을 하시기는 하지만, 특별히 의뢰를 받는 때를 제외하고는 다른 직업에 종사한다.
 어머니는 어릴적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고려극장에서 탈춤을 추셨다고 한다. 누구보다 뛰어난 실력을 갖추어 항상 탈춤의 주인공 역할을 맡았으나 여자라는 이유로 남자 춤꾼들의 질투를 사는 바람에 그 자리를 뺐기게 되었고, 더 이상 주인공 역할을 맡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가장 단순하고 소박한 상좌춤을 추면서도 도리어 주인공보다도 이목을 끌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3년쯤 고려극장에서 활동하시다가 키르기스스탄으로 이주했고, 그 곳에서 아버지와 만났다.

#memo2. 어머니와 도깨비

 어느 날 어머니가 혼자 어떤 탈춤놀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ㅡ어머니는 여러 지역의 탈춤을 추셨다ㅡ어느 한 탈춤놀이의 한 과장을 추고 계셨다. 그런데 그 무거운 춤사위가 끝나갈 무렵 어머니 앞에서 파란 불꽃이 튀기 시작하더니 그 크기가 점점 커져 사람의 형상ㅡ혹은 어떤 정체불명의 생명의 형상을 띠는 것이었다. 그 형태를 완전히 갖추자 불꽃이 점점 사글아 들었고 이윽고 완전히 꺼졌다. 그 '생명'은 덩치는 산만하고 팔에는 털이 무성했다.

'상상 속의 존재들'

 그들은 미필적으로 문화의 그늘에 숨는 것이다. 문학을 통해 그들을 접한 사람들은 그들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좀처럼 의심하지 않는다. 문학의 허구성이 존재의 허구성을 되살리는 셈이다. 그 존재가 실재함에도! 그들은 '인간의 상상'이라는 '두 번째 집'을 보유하고 있다. 그럼 도대체 '첫 번째 집'은 어디에?